| 대한민국 남자들이 속이고 싶어하는 과거 1순위는 뭘까? 첫사랑? 군대 면제? 마이너스 통장?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오직 승용 자동변속기 차량만을 운전할 수 있었던 ‘2종 자동’ 면허는 지갑 속에 꼭꼭 숨기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아이템.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의 제한이 있더라도 엄연한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음에도 ‘면허계의 단기사병’같은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그랬다. 지금처럼 자동변속기 차량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 한 달간 실시한 다나와 자동차 섹션 설문조사에서 ‘차량 구입시 1순위 옵션’을 묻는 질문에 35%에 달하는 설문자가 ‘자동변속기’의 손을 들어줬다.
도심 주행이 많고 정체가 심해지면서 수동변속기에 비해 운전이 편리한 자동변속기를 찾는 것을 당연한 결과다. 또 다른 이유를 꼽자면 자동변속기의 진화를 들 수 있다. BMW SMG, 폭스바겐 DSG 등의 고성능 자동 변속기는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F1 머신과 비슷한 수준의 변속 능력을 갖추게 된지 오래다.
낮은 기어로 변속시 발생하는 엔진 회전수(rpm) 차이를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Rev 매칭’을 적용해 수동 변속기의 특권이던 힐앤토(Heel & Toe)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된 것도 똑똑한 자동변속기가 등장하면서 얻은 덤이다.
최근에는 오토홀드(Auto Hold) 기능이 추가되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언덕에서 뒤로 밀리는 일이 없이 우아하게(?) 출발할 수 있다. 이 기능이 적용된 차량은 폭스바겐 파사트와 렉서스 LS460 모델이다.
자동변속기와 근접한 수치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옵션은 ABS, TCS 같은 주행 안정 장치다. 자동차 제조사에 따라 ESP, DSC, VSC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차체 제어 장치는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대표적인 옵션이다.
운전이 점점 편해지고 있다.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제어해 위험 상황에서 벗어나고 카 레이서처럼 엔진 브레이크를 써 가면서 스포티한 주행이 누구나 가능해진 시대다. 다양한 기능이 자동화되면서 운전자는 점점 편리해지고 안전을 보장받지만 운전의 재미나 달리는 즐거움을 방해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저것 신경 써 가며 고르기 귀찮아하는 오너들은 ‘풀옵션’을 서슴지 않고 선택했다. 11%의 지지를 얻었으며 패키지 형태의 옵션이나 추후 중고차 매매시 보다 높을 값을 받기 위해 고르는 이도 적지 않다.
선루프와 에어백은 실용성과 안전을 고려해 점차 필수 장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전체 투표수에서 각각 7%의 선호도를 보였다.
이 밖에 전자동 에어컨(3%), 인대시 내비게이션(2%), 열선/가죽시트(2%)가 순이다.
요즘 자동차 가격 인하 공세가 치열하다. 옵션은 차량 구입 가격을 높이는 부가적인 선택 항목이다. 옵션(Option)의 사전적 의미는 ‘취사 선택권’. 자동차에서는 차량 구입자에게 표준 사양 이외의 추가/교환 가능한 부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말한다. 분명한 것은 차량 구입자의 의지에 따라 자유자제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
현실은 다르다. 다양한 옵션을 불과 몇 개의 패키지로 묶어 결국 자의반 타의반 풀옵션을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디자인을 다시 해 자동차의 겉모습을 바꾸고 엔진을 바꿔 출력을 높이는 기술력을 갖추기는 쉽다. 하지만 차를 만들고 선진 자동차 문화를 일궈나가는 주체로서 제조사가 갖추고 있는 기본 생각은 아직까지 제자리 걸음인 셈이다.
다양한 옵션으로 나만의 자동차를 만들어 탈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