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미니는 진화하고 있다. 클래식 자동차 애호가 모임이나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초대 오리지널 로버 미니를 BMW는 그들의 자동차 만들기 노하우를 빌려 21세기 미니를 선보였다. ‘예쁜 자동차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 아니 잘 팔린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미니는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로버 미니의 향수가 젖어 있던 유럽, 소형차가 인기 있는 일본은 물론이고 큰 차를 좋아하는 미국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자랑한다.
이런 성공 속에서 미니는 자만하지 않고 인기 가도를 달리던 1세대 미니를 새롭게 풀모델체인지한 2세대 미니를 2007년 초에 선보였다. 지붕만 빼고 1세대 미니와 공유하는 패널이 없을 정도로 새롭게 다시 설계했다. 앞뒤 얼굴만 확 바꾸는 페이스리프트식의 상술과는 달리 완성도 높았던 1세대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동시에 그 동안의 전 세계 미니 오너들로부터 모은 개선점, 고객 불만, AS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안과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 |
|
|
신형 미니는 유럽 보행자 안전기준에 맞추어 보닛의 높이를 20mm 올리고 조금 커진 헤드라이트를 앞으로 당겨 배치했다. 이전 미니에 비해 얼굴 살이 올라 통통한 모습으로 변했다. 이전 쿠퍼S의 170마력 수퍼차저 엔진을 과감히 버리고 높은 엔진 효율을 위해 주먹만 한 터빈을 얹은 175마력 엔진으로 바꾸었다. 이 때문에 수퍼차저 인터쿨러를 식히는 1세대 쿠퍼S의 보닛 에어 덕트는 쿠퍼와 쿠퍼S를 구분 짓는 디자인 아이콘으로 남았다. 그밖에 S배지가 붙은 사이드 시그널과 크롬 몰딩의 주유구 그리고 지붕 뒤로 달린 스포일러, 가운데로 모은 듀얼 머플러 등으로 쿠퍼와 차별화를 두었다.
원과 타원으로 디자인된 독창적인 미니의 실내는 여전히 타는 사람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건전지 없이 자동으로 충전되는 동그란 이모빌라이저 열쇠는 평범한 자동차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디자인. 여기에 시동 버튼으로 마무리했다. 센터페시아 위쪽 중앙에 탁상 시계만한 원형 게이지 절반은 속도계로 쓰고 나머지는 오디오 버튼과 액정 화면으로 채웠다. 토글 스위치와 세로식 온도 조절 다이얼이나 열선 버튼 디자인과 위치는 진짜 엉뚱하다. 특히 룸미러 실내등과 B필러 안쪽에 노랑-빨강-보라-파랑으로 조절하는 조명이 야간에 주는 실내 포인트다.
PSA(푸조/시트로엥)와 BMW가 공동 개발한 직렬 4기통 1.6ℓ 엔진은 BMW의 전자제어 가변 밸브 시스템(밸브트로닉)과 직분사 기술이 더해졌다. 여기에 트윈 스크롤 터보를 추가한 엔진은 쿠퍼S에 올라갔고 푸조 207RC도 함께 사용 중이다. 1번과 4번 그리고 2번과 3번 실린더가 짝을 이루어 두 통로로 내보내는 배기가스로 하나의 터빈을 돌린다. 덕분에 1천600rpm의 낮은 rpm에서부터 0.8bar의 압력으로 24.5kg•m의 최대토크를 얻어 터보랙을 없앴다.
액셀 패달 초기 반응이 딱딱해서 부드러운 출발을 위해서는 민감하게 눌려줘야 한다. 이전 쿠퍼S의 “새~앵”거리는 수퍼차저 음은 사라지고 직분사와 터보, 그리고 배기음이 섞인 스포티한 음색이 울려 퍼진다. 본지 G-TECH 계측기가 표시한 정지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한 시간은 7초 초반에서 중반을 찍으며 제원상 7.1초에 근접하는 결과를 보였다.
정지에서 재빠르게 튀어나갈 때는 좌우 구동축 길이가 같아서 토크스티어 때문에 스티어링을 이리저리 돌리며 보정할 필요가 없다. DSC의 개입도 제법 늦고 눈 깜짝할 동안 잠깐 작동하며 자세를 잡고 동력을 계속 이어준다.
터보차저 쿠퍼S와 수퍼차저 쿠퍼S는 제원상 최고출력이 5마력 차이가 나지만 운전석에 앉아 밀어붙이는 가속력은 터보가 확실히 빠르다. 최대토크 수치가 조금 올라간 덕도 있고 낮은 rpm부터 형성되는 높은 토크 밴드 덕분이다. 시속 180km부터 더디게 올라갔었던 1세대 쿠퍼S에 비해 신형은 시속 200km까지 거리낌 없이 올라간다. 차라리 고성능 버전 1세대 JCW 쿠퍼S의 가속 성능과 비교해도 맞먹는다. 저속 가속력은 한 체급 위의 골프 GTI보다 재빠르지만 배기량 차이로 고속에서의 뒷심은 부족하다.
| |
|
|
|
20% 높아진 연비로 신나게 달려도 부담도 적다. 이전 수퍼차저 쿠퍼S로 고rpm을 유지하며 쏘고 다닐 때는 연료 게이지가 뚝뚝 떨어졌던 기억이 나는데, 터보차저 쿠퍼S는 게이지가 고장 났나 할 정도로 눈금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세대 쿠퍼S의 런플랫 타이어는 사이드 월이 단단해서 통통 튀는 승차감과 그립의 한계가 빨리 다가왔던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안한 205/45 R 17 던롭 런플랫은 동급 UHP 타이어의 승차감과 그립 성능까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쿠퍼S가 내차 | |
| |
|
라면 고성능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꽃무늬 모양의 17인치 휠과 런플랫 타이어는 당장 바꾸고 싶은 튜닝 목록 1순위다. BMW 24시간 긴급서비스나 보험회사 서비스로 충분히 스페어타이어를 대신할 수 있고 그립 좋은 고성능 타이어를 끼워 쿠퍼S 코너링 실력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기 때문이다.
쿠퍼S의 전동식 스티어링을 따라 움직이는 앞바퀴의 재빠른 반응과 짧은 오버행의 콤팩트한 차체가 조화를 이루어 코너를 돌아나가는 능력은 앞바퀴굴림 자동차에서 단연 최고다. 1세대 쿠퍼S의 하드한 서스펜션과 단단한 하체가 달리는 도로 상태를 직접적으로 전달했다면 2세대 쿠퍼S는 하드하면서도 거친 면이 잘 다듬어져 올라온다. 차체가 위아래로 바운드할 때 서스펜션이 눌러지며 복원되는 과정이 부드러우면서도 강해서 자석처럼 타이어와 지면이 착 붙게 유지한다. 또한 반응 빠른 브레이크를 밟아도 불필요한 앞뒤 무게이동 폭이 확실히 적다.
지난 2005년 2월, 뒤늦게 국내에 공식 상륙한 미니는 약 2년간 1천600여대를 판매했다. 그 중 컨버터블을 포함한 쿠퍼와 쿠퍼S의 국내 판매 비율은 약 60 : 40 정도로 쿠퍼가 더 많이 팔리고 있는 상황. 그리고 2년 만에 신형 미니가 등장했다.
미니를 발 빠르게 구입했던 1세대 미니 러버(Lover)들에게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이 있다. 나쁜 소식은 1세대 미니 오너들이 제시했던 불만과 문제점을 개선했고 특히 쿠퍼S는 효율 높은 터보 엔진으로 바꾸어 출력과 연비까지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좋은 소식은 그 만큼 값도 올랐다는 것과 미니의 예쁜 디자인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