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리스 :::

사실 골프 GTI가 국내에서 이렇게까지 큰 인기를 끌 줄 몰랐습니다.

GTI의 명성이야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전 세대의 GTI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큰 관심을 얻지는 못했었거든요. 나름대로 터보엔진의 매력을 즐길 수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다소 둔해진 운동성능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요. 수동변속기 모델만 생산되었기 때문에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반응을 얻을 수 없었죠.

이번에 시승하는 Golf GTI는, Golf로서는 5세대 모델에 해당하지만 첫 번째 GTI모델이 2세대 Golf를 베이스로 개발된 만큼 4세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Golf의 실내는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독일 폭스바겐의 정교한 품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휠(핸들)의 아랫부분을 잘라낸 D컵 스티어링휠은 근육질이 상당히 멋지고요. 기어레버는 GTI의 전통에 따라서 윗부분을 마치 골프공처럼 동그랗게 만들었습니다. 어떠한 과격한 움직임에도 몸을 잘 지지해 주고요 하지만, 시트에 앉아서 좀 편안하게 쉬고자 한다면 굳이 이쪽에 있는 다이얼을 힘겹게 돌려야만 겨우 편안한 자세를 만들 수 있는 것이 Golf GTI 전체에 있어 가장 큰 옥에 티라고 할 수 있죠.

이번 GTI는 국내에서 굉장히 시대적 배경을 잘 타고난 것 같은데요 폭스바겐 코리아가 전략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그동안 국내에서 인기가 없었던 해치백 시장을 많이 키워놓았고 마침, 4천만 원 이하의 매력적인 가격으로 GTI를 선보이면서 연비도 뛰어나고 운동성능도 좋은, 그런 해치백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죠.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Golf GTI에 장착된 엔진은 4기통 2,000cc에 6,000rpm부터 200마력의 출력과 1,800rpm부터 최대 28.6kg.m의 토크를 뿜어냅니다. 예전에도 터보엔진이야 많이 있었지만 GTI의 엔진은, 연료를 실린더에 직접 분사하는 직분사 방식에 터보차저를 더해서 큰 출력을 얻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공해를 줄이고 동시에 연비까지 높이는, 1석 3조의 쾌거를 이룬 엔진이죠.

[알고 갑시다! 자동차 전문용어]

- 해치백(hatch back):차량 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으며 트렁크에서 문을 단 승용차

- 터보차저(turbocharger):엔진에서 방출된 배기가스의 에너지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공기를 압축하고 다시 엔진 연소실로 보내 출력을 높이는 장치

- 서스펜션(suspension):자동차의 구조장치로서 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

- 슬라럼/콘(Slalom/Cone):원뿔 모양의 장애물(콘)을 좌우로 교차하며 통과하는 것

- 언더스티어(under steer):차량이 코너를 돌 때 스티어링휠을 돌린 각도보다 차량의 회전각도가 커지는 현상

- 오버스티어(over steer): 차량이 코너를 돌 때 스티어링휠을 돌린 각도보다 회전각이 작아지는 현상

- 와인딩(winding):구불구불한 산이나 고갯길을 주행하는 것

- 패들시프트(paddle shift):자동차 핸들에 달린 기어 변속을 위한 스위치

- 힐앤토(Heel and Toe):코너 진입 전 기어를 저단으로 변속하는 과정에서 오른발 끝(toe)으로 브레이크 페달, 뒤꿈치(heel)로 가속 페달을 동시에 조작하는 기술

- 풍절음(風切音):차량을 공기가 빠르게 스쳐가면서 발생하는 소음

- 버킷 시트(bucket seat):옆구리쪽 측면을 지지하는 럼버 서포트가 솟아올라 운전자의 몸을 감싸주는 디자인의 자동차용 시트

트랙에 들어서면 GTI의 예리한 핸들링을 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GTI는 일반적인 앞바퀴 굴림의 승용차와 달리 굉장히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는데요, 앞머리가 예리하게 파고들고 뒷부분도 가뿐하게 따라오는 느낌이 굉장히 좋고요 코너 진입 전에 브레이크를 밟거나 아니면 엑셀을 살짝만 떼더라도 손쉽게 턱인현상이 일어나면서 뒷바퀴가 살짝살짝 돌아가는 느낌이 굉장히 좋죠.

심할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액셀을 계속 밟아주는데도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와인딩을 달릴 때는,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굉장히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코너 진입 전 브레이킹과 함께 패들을 당겨주면 자동으로 회전수를 맞춰주면서 기어를 내리기 때문에 마치 레이서들이 사용하는 힐앤토와 같은 기능을 DSG변속기가 수행해 주는 거죠.

골프는 기대 이상의 큰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해치백 시장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음 달이면 볼보의 패션 아이콘인 C30에 강력한 T5엔진을 얹은 모델이 국내에 출시합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골프 GTI와 미니쿠퍼S로 이루어져 있던 국내의 핫 해치 분야도 경쟁이 치열해지게 되겠는데요.

국내에서 핫 해치 시장의 왕자를 두고 벌이게 되는 진검승부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