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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TT 컨셉트카 이어 98년에는 그 모습 그대로 도로에 뛰쳐나왔다. 아우디는 엔지니어들의 입김이 강해 고성능 엔진이나 콰트로 네바퀴굴림 같은 성능과 신기술로 자동차 내실을 충실히 다졌다. 그러던 아우디가 TT를 발표하면서 디자인 변화를 알렸다. 예상대로 높은 인기를 얻었던 TT는 완성도 높고 시대를 앞서가는 디자인 덕분에 자잘한 페이스리프트도 없이 9년간 인기를 지속했다. 2006년 4월 독일 베를린에서, 누가 보아도 TT임을 알 수 있는 디자인에 내실까지 다진 파워트레인이 조화를 이루며 2세대 TT가 데뷔했다. 흥행에 성공했던 1세대 TT의 스토리를 이어받았다는 것만으로도 후속편 TT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세대 TT의 아치형 곡선을 좀 더 섬세하게 다듬은 유선형 보디에 아우디 아이덴티티가 살아 있는 싱글프레임이 TT의 얼굴을 주도한다. 싱글프레임 위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라인과 날렵한 눈매에서 언뜻 아우디 R8의 필도 난다. 유럽 보행자 안전룰에 맞추어 올라간 보닛 높이와 커다란 싱글프레임으로 앞쪽에서 받는 투영면적은 늘어났다. 하지만 이후의 공기가 유선형의 보디를 타고 부드럽게 빠져나가면서 TT 쿠페의 공기저항계수(Cd)는 0.30을 얻었다.
안으로 깊숙이 감춘 와이퍼도 공기저항을 줄이는데 한몫하고 몰딩도 없이 깔끔하게 붙여진 트렁크 해치의 뒷유리는 아예 와이퍼도 생략했다. 지붕에 물을 쏟아 부으면 군더더기 없는 아름다운 곡선을 타고 앞뒤로 주르륵 흘러내린다. 쳐다볼수록 스타일리시한 TT 디자인에 반하고 세차를 할 때마다 빈틈없이 꼼꼼한 외관 마무리를 손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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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 에지가 앞쪽 펜더로 넘어오면서 보닛 경계선으로 바뀌는 라인에 감탄한다. 덕분에 양쪽 앞바퀴 펜더까지 덮고 있는 보닛은 상당히 크지만 알루미늄 재질로 가볍게 열린다. 로드테스트 계측을 위해 자석식 GPS 안테나를 붙여야 하는데 문짝 이외에는 어디도 붙지 않는다. A8과 A2에서 노하우를 쌓았던 아우디의 알루미늄 프레임 섀시 기술(ASF)을 응용한 TT는 알루미늄과 스틸을 복합적으로 사용했다. TT 껍데기의 무게는 총 206kg. 지붕, 휀더, 보닛 부분은 알루미늄으로 140kg 그리고 2개의 문과 트렁크 해치, 차체 밑 일부분이 철판으로 66kg을 차지한다. 아래쪽을 철판으로 구성해서 무게 중심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만약 모두 철판으로 만들었다면 보디 무게만 약 100kg이 더 나간다고 한다.
TT 로고가 새겨진 주유구, 도어에 수직으로 붙어 있는 사이드미러, 사각형 반사램프가 들어간 테일램프 등으로 심플한 TT 보디에 포인트를 주었다. 안개나 폭우 때 뒷차에게 존재감을 알리는 후방안개등은 뒷범퍼 가운데 아래쪽에 있다. 아치형의 굴곡을 가진 지붕에는 안전과 보디강성을 위한 빔이 지나가 선루프가 없다. 굳이 원한다면 270만 원을 더 주고 지붕이 통째로 열리는 TT 로드스터를 추천한다.
긴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가면 보닛 라인과 높이를 맞춘 대시보드가 운전자 어깨 높이까지 올라와 있다. 몸을 지긋이 감싸는 시트 가장자리는 고급스런 가죽으로, 가운데 부분은 최고급차에 쓰이는 알칸타라 재질로 구성되어 있다. 장거리 주행에서 인체공학적인 버킷 형상 시트 디자인으로 피곤하지 않으며 와인딩 주행에서 알칸테라 시트가 운전자를 꼭 잡아 붙든다. 램프와 공조장치를 조절하는 로터리 스위치의 몰딩 재질 촉감이 좋고 돌아가는 느낌도 균일하다.
통풍구 테두리에는 적당히 자제하면서 반짝이는 재질로 열고 닫는 기능까지 부여했다. CD 반복 기능이 없는 오디오의 디자인과 버튼 배열은 폭스바겐에서도 많이 보았던 것. 손에 딱 잡히는 6단 기어 노브에 S트로닉이나 DSG 같은 로고를 왜 넣지 않았을까 의문도 든다. 입체적으로 보기 쉽게 나열한 계기판 그리고 경주용차에서 볼 수 있는 D컷 스티어링 휠이 긴장감 도는 스포티한 분위기를 이끈다. 스티어링 휠에 위치해 눈에 잘 띄지 않는 패들 시프트는 작동 촉감이 폭스바겐 DSG 시리즈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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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 돌아가는 가벼운 스티어링 휠은 독일 차의 묵직한 반응과 차별화된 아우디 만의 매력(?)이다. 스티어링 휠을 한 두 바퀴 이상 돌리며 D컷 스티어링 휠 모서리를 잡을 때는 조금 어색하다. 물론 조작하는 데는 아무 지장 없다. 운전자를 위한 인체공학적 배치, 패널이 맞닿는 부분의 균일한 단차, 그리고 고급스러운 플라스틱의 재질은 럭셔리 스포츠카로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하지만 날렵하고 스타일리시 외관 디자인 때문에 뒷자리 공간 부족은 감당해야 될 부분이다. 키 173cm에 마른 체형인 기자가 잠시 앉아도 답답해서 몸부림쳐야 하는 좁은 뒷좌석은 우리나라에서 인정받지 못해 TT는 2인승 자동차로 허가가 났다. 앞좌석은 충분히 여유 있지만 시트가 최대 약 120°정도 밖에 눕혀지지 않아 잠시 눈이라도 붙여야 할 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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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쪽에서 약 10km가 넘는 길이의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와인딩 오르막을 공략한다. TT 2.0T의 앞타이어는 200마력의 파워를 전달하면서 급한 코너에서 방향전환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 여기에 앞뒤 약 61:39의 무게배분으로 뒷바퀴굴림이나 네바퀴굴림에 비해 언더스티어까지 예상된다. 하지만 TT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함께 출발했던 BMW 530i를 거뜬히 재끼고 오른다.
코너를 들어가며 스티어링 휠 왼쪽 패들 시프트를 사용해 2단 다운 시프트로 브레이킹과 함께 충분히 감속을 한다. 듀얼 클러치 베이스의 아우디 S트로닉는 재빠른 변속과 다운 시프트 시 rpm 보정까지 완벽히 해낸다. 아웃-인-아웃 라인을 그리고 균등하고 부드러운 액셀링 조작으로 적당히 높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한다. 앞바퀴는 언제나 그립을 잃지 않도록 신경 쓰기만 하면 된다.
이미 다른 아우디 차종에서 경험했던 2.0ℓ 직분사 터보 엔진은 낮은 rpm부터 터져 나오는 최대토크 밴드 영역을 가지고 있다. 설사 코너에서 속도가 떨어져 rpm이 내려간다 하더라도 빠른 탈출이 가능하다. 다만 코너를 돌아나오기도 전에 풀 드로틀로 200마력의 출력을 순간적으로 쏟아 보낼 때는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며 ESP가 개입한다.
와인딩 오르막이 부분적으로 젖은 노면이라 ESP를 끄지 않았지만 달리면서 느낀 ESP 개입 시점이 제법 느리다. 개입하더라도 드로틀을 닫고 브레이크를 잡는 등의 차단 시간도 짧고 모든 동작이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ESP 작동으로 스포츠 주행의 흐름이 끊길 염려가 적어 굳이 끄지 않아도 충분히 빠르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여기에 브리지스톤 225/50R 17인치 타이어는 런플랫 기능을 더하고 있으면서도 그 급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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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의 스트럿과 뒤쪽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달리면서 밑에서 올라오는 노면 진동과 위에서 누르는 차체 무게를 적당히 조율한다. 여기에 2세대로 진화하며 한 단계 높아진 쿠페 보디 강성과 조화를 이루며 쓸데없는 피칭과 롤링을 허락하지 않는다. 같은 파워트레인의 폭스바겐 GTI의 차고가 높아 코너에서 가끔씩 휘청거리는 롤링이 느껴지곤 했다. 하지만 차고가 1.35m에 전체 길이가 4.18m 밖에 되지 않는 야무진 차돌처럼 생긴 TT는 앞뒤 오버행도 짧아 보디가 앞뒤나 위아래로 따로 노는 경우가 없다.
4기통 2.0ℓ 터보 직분사 엔진은 넉넉하게 가로로 배치되어 있다. 배터리도 트렁크로 이동했고 V6 3.2ℓ 엔진도 들어가는 엔진룸은 스페어 타이어 하나가 들어갈 만큼의 공간이 남아 있다. 한 가지 독특한 것은 워셔액 넣는 곳이 앞바퀴 펜더 쪽에 따로 떨어져 있어 워셔액을 넣다가 넘쳐도 엔진룸으로 들어갈 염려가 없다. 아우디/폭스바겐이 널리 사용하는 2.0ℓ 터보 직분사 엔진은 10.3의 높은 압축비로 출력을 뽑아낼 수 있다. 터보 엔진의 노킹 문제는 실린더 냉각효과에 효율을 높이는 직분사 연료 방식으로 극복했다. 2.0ℓ TFSI 엔진은 단단해서 튜닝 포텐셜이 높기로도 유명하다.
제원상 TT 쿠페의 6단 S트로닉 0→시속 100km 가속은 6.4초. 본지의 코르시스 다트론으로 계측한 결과는 약 7.5초 나왔다. 일반 D모드에서 출발했고 S트로닉의 반의 반작자 굼뜬 스타트까지 포함한 것을 감안한다면 납득할 만한 수치다. 폭스바겐 골프 GTI 처럼 정지에서 튀어나갈 때 앞바퀴는 언제나 약간의 휠 스핀 후, 타이어가 그립을 잡고 거침없이 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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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간다. 이때 오른발을 떼지 않으면 시속 200km까지 시원하게 올라간다.
아쉽게도 속도계 바늘이 220km에 도달할 때쯤에는 크루즈컨트롤을 켠 것처럼 속도는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유지된다. 국내에 들어오는 아우디 TT는 미국형으로 시속 130마일(약 210km 부근)에서 리미트가 걸려있다. 계기판상 시속 220km에 해당하고 5단에서 6천 rpm으로 도달한다. 이 상태에서 6단으로 변속하면 속도는 그대로 유지된 채 rpm만 5천으로 떨어진다. 6단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rpm을 봐도 리미트만 없다면 계기판상 시속 250km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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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러운 유선형의 TT 디자인은 비행기 날개 단면 형태와도 비슷해서 고속에서 차가 떠오를 수도 있는 디자인이다. 이 때문에 초반에 판매된 1세대 TT가 고속에서 뒷부분이 떠오르는 문제로 리콜 되었고 이후 뒷 서스펜션을 재세팅하고 스포일러와 ESP를 추가했던 병력(?)이 있다. 이것을 교훈삼아 2세대 TT는 아예 시속 120km가 넘으면 올라오는 가변식 스포일러를 달았다. 한번 올라온 스포일러는 시속 80km 이하로 주행해야 다시 들어간다. 트렁크 해치에 들어가 있는 스포일러는 실내에서 버튼으로도 올리고 내릴 수 있다. 스포일러를 지지하고 있는 구조도 정밀하고 단단하다. 스포일러를 잡고 체중을 실어 눌러봐도 곧바로 뒤쪽 서스펜션으로 하중이 전달될 만큼 튼튼하고 기능적이다.
실제로 시속 200km에 근접한 고속 코너에서도 뒤쪽 그립은 꾸준히 지면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관성에 의해 무거운 앞부분이 코너 바깥쪽으로 밀리는 언더스티어 기운만이 느껴질 뿐이다. 이렇게 시속 200km에 가까운 고속주행을 하면 연비는 ℓ당 7km까지 떨어지지만 고속도로에서 규정 속도에 맞추어 정속주행하면 ℓ당 15~17km까지도 가능하다. 공인연비는 ℓ당 10.8km.
TT의 아름답고 스타일리시 디자인과 꼼꼼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감성 품질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TT 2.0T는 골프 GTI의 ‘스타일리시 버전’처럼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주행 느낌이 같아 폭스바겐인지 아우디인지 차별화되지 않는 부분은 아쉽다. 다만 알루미늄 보디의 경량화와 아치형 디자인이 만든 낮은 무게중심으로 와인딩 주행이나 가속력에서 GTI보다 조금 앞서는 정도다. 비슷비슷한 세단이 많은 우리나라 거리를 화사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TT가 좀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TT 쿠페의 6천250만 원의 값은 조금 비싸게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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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Audi TT Coupe and Roadster promotional tra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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