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DA no.64 2006. 1.16]
새 차 카탈로그나 시승기를 보면 굴림 방식에 대해 언급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차종에 따라 앞바퀴굴림, 뒷바퀴굴림, 네바퀴굴림으로 나뉘는데 메커니즘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답답함을 안겨줄 뿐이다. 과연 무슨 의미이며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앞바퀴굴림에 대해 알아보자. 말 그대로 엔진이 앞바퀴를 굴리는 이 구동계는 FF(Front engine, Front wheel drive)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대대수 국산차가 앞바퀴굴림 방식 구동계를 가진 만큼 국내 오너에게 가장 친숙한 구동계다.
앞바퀴굴림 방식 자동차는 엔진을 가로로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이유는 동력전달 장치를 간단하게 하기 위해서다. 엔진의 회전력이 발생하는 크랭크축은 엔진 몸체인 실린더 아래 세로로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엔진을 가로로 놓으면 크랭크축과 평행하게 자리한 앞바퀴 차축에 회전을 전달하기가 쉽다. 반면 앞바퀴굴림 자동차가 엔진을 세로로 배치하면 크랭크축과 앞바퀴 차축이 수직으로 교차하기 때문에 연결부가 복잡해진다. 물론 실제 자동차에서는 크랭크축과 앞바퀴 차축 사이에 변속기와 종감속 기어가 자리한다.
상대적으로 모든 동력 장치를 차체 앞쪽에 둘 수 있는 앞바퀴굴림 방식 차는 같은 차체 사이즈에서 실내 공간을 크게 만들 수 있다. 대다수 소형차가 앞바퀴굴림인 이유다. 대신 차체 무게가 앞쪽에 쏠리는 만큼 주행안정성 측면에서 불리한 약점이 있다. 뒷바퀴굴림 방식 자동차는 앞바퀴굴림과 달리 엔진 배치에 따라 FR(Front engine, Rear wheel drive), MR(Midship engine, Rear wheel drive), RR(Rear engine, Rear wheel drive)로 나뉜다.
FR은 대다수의 뒷바퀴굴림 방식 자동차가 채택한 메커니즘이다. 엔진을 차체 앞쪽에 두고 뒷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해 움직이는 구조다. 엔진을 가로로 놓는 앞바퀴굴림 방식에 비해 엔진 룸 공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실내 공간이 좁아지는 약점이 있다. 하지만 차체 앞, 뒤 무게비를 5:5에 가깝게 맞출 수 있어 주행안정성이 좋다.
MR은 차체 중앙에 엔진을 두고 뒷바퀴를 굴리는 구조다. 메커니즘 상 자동차 부품 가운데 가장 무거운 엔진을 차체 중앙에 두면 구조적으로 안정된 무게비를 갖게 된다.
같은 5 대 5라도 차체 앞머리와 꽁무니에 무게가 많이 실린 FR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따라서 대다수 레이싱 카나 스포츠 카가 MR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주행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지만 운전석 뒤에 엔진이 자리하므로 실내 공간이 극단적으로 좁아지는 한계가 있다.
RR은 개념상 FF의 정반대인 구동계다. 오늘날 많은 매니아들이 RR 방식이 스포츠 주행에 유리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실 RR 구동계는 엔진과 구동계를 최대한 차체 뒤쪽에 두어 실내 공간을 넓히기 위해 만들어졌다. 효율적인 공간 설계에는 분명 유리한 구조다. 하지만 관성으로 인한 횡력에 차체가 쉽게 안정성을 잃는 문제가 있다. 오늘날 RR 구동계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포르쉐를 뺀 다른 브랜드는 잘 쓰지 않는다.
네바퀴굴림 방식은 4WD(4Wheel Drive) 혹은 AWD(All Wheel Drive)라 일컫는다. 말 그대로 구동력을 네 바퀴에 전달하는 구동계다. FR, FF, RR 구동계에 센터 디퍼렌셜이 더해진 구조다. 전체 구동력을 100으로 보았을 때 앞바퀴굴림 혹은 뒷바퀴굴림이 구동 바퀴 하나에 50의 구동력을 전달한다면 네바퀴굴림은 한 개의 바퀴에 25만 가한다.
과거 타이어에 걸리는 구동력과 횡력의 합인 토털 작용력이 타이어의 점착 한계를 넘어서면 미끄러지는 현상이 생긴다고 언급했다. 1개의 구동 바퀴에 가해지는 구동력이 작은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이론상 더 큰 횡력에서도 같은 토털 작용력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타이어의 점착 한계가 일정할 때 네바퀴굴림 구동계가 한층 안정적인 접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단, 항상 일정한 구동력이 네 바퀴에 전해질 경우 코너링 때 회전차에 따라 바퀴가 잠기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한 구동력을 가하는 가변형 구동계가 널리 쓰인다. 또 메이커에 따라 평상시 앞바퀴 혹은 뒷바퀴에 더 많은 구동력을 보내는 차이가 있어 네바퀴굴림 시스템이라도 주행성이 다르다.
지금까지 소개한 구동 방식에 따른 특성은 원론적인 이론일 뿐이다. 각 메이커마다 해당 구동계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보완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FF 방식의 경우도 무게 쏠림을 줄이기 위해 엔진을 FR 방식처럼 세로로 놓기도 하고 FR 방식이지만 MR과 같이 최대한 차체 중앙에 엔진을 두기 위해 최대한 실내 쪽으로 엔진을 밀어내기도 한다. 따라서 새 차를 선택할 때는 굴림 방식에 따른 장단점에 주목하기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를 살펴 굴림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
 |
글·박영웅 기자(heropark@istrada.co.kr)
오너드라이버는 누구나 운전을 한다. 하지만 국내 실정상 면허를 따기 위한 입시용(?) 교육 이외에 올바른 운전 기술을 학습할 기회가 없어 운전 스킬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위급 상황에서 제대로 차를 컨트롤할 수 있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기자는 앞으로 드라이빙 테크닉을 6개월 더 연재할 계획이다. 기초적인 안전 운전 요령에서 전문 드라이버가 구사하는 드리프트까지, 실전 기술 위주로 하나씩 가이드하겠다. 차를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서는 기본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메커니즘도 함께 다루겠다. 더 안전하고 재미있게 차를 운전하고 싶다면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