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가티 베이론 그랜드 스포츠
세부사항 우산 소프트톱
부가티는 상상력과 기술력, 자본력의 삼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고선 꿈도 꿀 수 없는 존재다. 최신작은 베이론 그랜드 스포츠 비테세다. 최고출력이 1200마력, 제로백은 2.6초, 최고속도는 시속 410킬로미터다. 게다가 사륜구동. 황당한 성능을 안심하고 휘두를 수 있다. 가격은 20억원이 넘는다. 그랜드 스포츠 시리즈는 강화유리 지붕을 떼거나 씌워서 쿠페와 컨버터블을 오갈 수 있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질 때를 대비한 액세서리도 있다. 네모난 우산을 펴서 지붕을 떼어낸 자리에 씌울 수 있다. 걸어다니면서 쓰기엔 부담스럽지만.
2. 메르세데스 벤츠 SLK
세부사항 유리지붕
1934년, 하드톱 컨버터블을 세계 최초로 만든 주인공은 푸조였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하드톱 유행을 이끈 선구자는 벤츠였다. 1996년 1세대 SLK 이후 너도나도 철판 접이식 지붕을 씌우기 시작했다. 밀폐성이 뛰어나 소음과 보안, 각종 테러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SLK는 3세대까지 진화했다. 전동식 하드톱은 SLK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형 SLK는 더 진화했다. 옵션으로 유리로 덮은 지붕을 고를 수 있다. 게다가 유리는 스위치만 눌러서 투명과 불투명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하드톱 컨버터블 가운데 최초다.
3. 페라리 FF
세부사항 동반석 디스플레이
FF는 ‘페라리 포Ferrari Four’의 이니셜이다. 사륜구동과 4인승을 암시한다. 페라리는 사륜구동에 관심조차 없었지만 소비자가 원했다. 포르쉐가 사륜구동 파나메라로 떼돈 버는 것도 배 아팠을 거다. 결국 고집은 꺾었는데, 심경의 변화도 컸던 모양이다. 역대 페라리의 계기판은 운전자의 전유물이었는데, FF를 계기로 정보 독점권이 무너졌다. 동반석 디스플레이에 속도와 기어 단수, 주행 중 최고속도, 서스펜션 설정 등 정보를 띄운다. 나눔의 정신은 아름답지만 운전중에 동반자가 잔소리할 구실을 늘려준 건 안타깝다.
4. 롤스로이스 팬텀 쿠페
세부사항 천장 LED 조명
문이 딱 두 개인 롤스로이스를 사려면 용기기 필요하다. 집채만 한 차를 완전히 개인적인 용도로만 쓰겠다는 결심이 확고해야 한다. 게다가 쿠페와 컨버터블의 갈림길도 있다. 기왕 억만금을 쓸 작정이면 아무래도 컨버터블에 끌린다. 어차피 튀는 차, 지붕 열고 훨훨 달릴 낭만을 포기하기가 쉽나? 그런 의미에서 롤스로이스 팬텀 쿠페는 위대한 차다. 남다른 소신으로 그 유혹을 이겨낸 자만 거머쥘 수 있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그 숭고한 정신을 기려, 롤스로이스는 선물을 준비했다. 하늘에 뜬 별을 천장에 담았다. 깨알 같은 LED를 심어서.
5. 아우디 A8
세부사항 터치 패널
국산차의 고급 옵션 달기 열풍이 거세다. 기아 K9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 수입차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장비를 욕심껏 얹었다. 반대로, 수입차는 현지화 전략에 가속을 붙여가는 중이다. BMW는 정보창 메뉴를 한글화하고, 한국 내비게이션을 개발했다. 아우디는 국산차도 엄두를 못 낸 일을 해냈다. 신형 A8의 터치 패드가 좋은 예다. 변속기 옆 검정색 패드에 한글을 손가락으로 직접 써서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다. 자음과 모음을 따로 쓰거나 하나의 글씨로 쓸 수도 있다.
6. 푸조 3008
세부사항 팝업식 헤드업 디스플레이
푸조 3008을 타고 시동을 걸면, 계기판 위에서 투명한 창 하나가 스르르 일어나 오렌지색 숫자를 띄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시선을 옮기지 않은 채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요긴하다. 이 기술의 선구자는 BMW다. 2003년 5시리즈에 처음 선보였다. 전투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은 장비다. 이후 렉서스와 아우디 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도입했다. 다들 색깔과 화면 크기 경쟁에 여념이 없지만, 시인성은 푸조 3008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구조는 복잡하고 가격도 몇 배 비싸다.
7. 닛산 GT-R
세부사항 다기능 디스플레이
“40~50대의 반응이 뜨거워요.” 닛산은 일본의 중년층이 GT-R에 특히 열광한다고 설명했다. GT-R이 레이스에서 포르쉐를 꺾은 신화를 추억으로 간직하고, 공상과학만화와 게임으로 팍팍한 현실을 잊었던 세대. 닛산은 GT-R에 그들을 위한 선물을 담았다. 센터페시아의 ‘다기능 디스플레이’에 다양한 정보를 띄운다. 가속과 감속, 코너링 때 차체를 휩쓰는 물리력을 그래프로 띄운다. 스티어링 휠을 꺾은 각도, 오일 압력도 알 수 있다. 현재 기어의 단수와 랩타임, 냉각수 온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도 딱 레이싱 게임이다.
8. 지프 그랜드 체로키
세부사항 트렁크 손전등
짬짜면은 일석이조의 묘미를 곱씹게 만든 히트 상품이다. 자동차에서도 같은 개념의 장비를 찾을 수 있다. 지프 그랜드체로키의 트렁크 조명은, 평소엔 트렁크를 열었을 때 어두운 내부를 밝혀준다. 그런데 뚝 떼면 손아귀에 쏙 들어오는 손전등으로 변신한다. 어두운 밤 차 주위에서 뭔가를 찾을 때 요긴하다. LED 조명이 대중화되면서 태어난 장비다. 기존의 할로겐보다 전력 소모량이 적고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어서다. 사진은 그랜드체로키인데, 트렁크 손전등을 처음 도입한 원조는 컴패스였다.
9. 롤스로이스 팬텀
세부사항 휠 허브
미국에서 인기인 튜닝 아이템 중 스핀 휠이란 게 있다. 차가 멈춰 있어도 휠 혼자서 빙글빙글 돌게 만든 장치다. 휠 안쪽에 현란한 조명을 곁들이기도 한다. 주위의 시선을 잡아끄는 효과 하난 끝내준다. 반대로 롤스로이스 팬텀의 휠은 달릴 때 움직이지 않는 부위가 있다. 휠이 회전해도 R 두 개를 겹친 롤스로이스 엠블럼은 뒤집히지 않는다. 오뚝이처럼 안쪽에 무게추를 달아서, 흔들거리되 뒤집어지진 않는다. 가격과 얼개는 스핀 휠과 천지차이지만 목적은 비슷하다. 한 사람이라도 더 봐줬으면 싶어서다.
10. 미니 컨트리맨
세부사항 다기능 레일
2010년 서울모터쇼 때 미니 부스에선 바로 만든 스시를 맛볼 수 있었다. 주방은 미니 컨트리맨의 뒷좌석이었다. 일식 주방장 둘이 즉석에서 스시를 만들어 접시에 담은 뒤 앞좌석으로 착착 밀어냈다. 미니 컨트리맨은 좌우 좌석 사이로 기다란 레일이 가로지른다. 이른바 센터 레일이다. 여기에 선글라스 케이스, 휴대전화 받침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물릴 수 있다. 게다가 앞뒤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다. 떼었다 붙일 수 있으니 순서도 내키는 대로 바꿀 수 있다. 틀을 만들었으니 여기에 물릴 장치도 앞으로 다양하게 선보일 전망.
11. BMW 3시리즈
세부사항 움직임 감지 트렁크
가끔 손이 세 개였으면 싶을 때가 있다. 두 손 가득 짐을 얼싸안고 트렁크 앞에 섰을 때, 비 오는 날 우산과 짐을 양손에 쥐고 쩔쩔맬 때도. BMW 신형 3시리즈 오너라면, 트렁크 앞에 서서 범퍼 가운데 부위를 걷어차는 시늉만 하면 된다. 움직임 감지 센서 때문이다. 두 개의 센서가 움직임을 동시에 감지할 때 트렁크 뚜껑을 자동으로 연다. 물론 아무나 발길질한다고 열리진 않는다. 리모컨 키를 몸에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비장한 각오로 걷어찰 필요도 없다. 범퍼 밑으로 발만 쓱 들이밀어도 잘 열린다.
12. 포드 토러스
세부사항 마이키
미국은 빠르면 만 16세부터 운전면허를 딸 수 있다. 당연히 부모님 차를 넘보게 된다. 차를 넘겨주고 불안에 떨 부모를 위해 낸 아이디어가 바로 마이키다. 자동차의 각종 기능에 빗장을 거는 장치다. 겁을 상실한 운전자의 손발을 꽁꽁 묶는 역할도 겸한다. 각종 설정은 키에 입력한다. 그러면 특정 속도에서 경고음을 울린다. 최고속도도 단계별로 제한할 수 있다. 연료 부족 경고도 한층 앞당겨 띄운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담은 위성 라디오 채널도 최대 16개까지 틀어막을 수 있다. 오디오 볼륨 상한선도 제한할 수 있다.
13. 메르세데스 벤츠 유니목
세부사항 이동식 운전석
유니목은 벤츠가 만드는 특수 트럭이다. 태어난 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다. 독일어로 ‘다목적 차’의 줄임말이다. 이름처럼 별별 일을 다 해치운다. 900톤의 기차를 거뜬히 끌며 시속 0.36킬로미터로 주행하기도 한다. 45도 급경사를 전, 후진으로 오르내리고 접근각 41도, 이탈각 51도의 장애물을 심드렁하게 넘는다. 1.2미터 깊이의 물길도 문제없다. 이처럼 다양한 용도로 쓰기 위해 유니목은 아주 특별한 기능을 갖췄다. 일명 바리오 파일럿이다. 걸쇠를 풀고 레일을 따라 밀어 운전대와 페달을 좌우로 옮길 수 있다. 딱 30초 만에.
14. 토요타 프리우스
세부사항 솔라 패널
프리우스의 핵심은 모터와 배터리, 회생 제동 에너지 등 온통 전기와 관련 있다. 짙은 색 유리에 촘촘히 나뉜 셀을 심은 솔라 패널은 또 하나의 작품이다. 모양은 파노라마 선루프와 비슷한데 기능은 심오하고 작동법은 간단하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주차할 때 스위치만 눌러놓으면 된다. 그러면 솔라 패널이 태양광을 흡수해 만든 전력으로 공조장치의 팬을 돌려 외부 공기를 실내로 흘려보낸다. 차에서 27미터 이내 거리에서 리모컨의 A/C 스위치를 0.8초 이상 누르면 에어컨이 3분 정도 작동한다. 실내 온도를 더 빨리 낮출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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